무속인 김상희
20년 . . .100세 인생이지만 20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그 기간을 무당, 무속인, 점쟁이라는 타이틀 아래 외길을 걸어왔습니다.
형언할 수 없는 혹독한 경험도 많았고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힘든 순간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모두 지금의 무속인 김경희를 만든 근간이 되었습니다.
그 시작
전에는 무속신앙을 비롯 여느 종교도 믿거나 신뢰하지 않았던 터라 무속인의 삶은 상상조차 해보지 못했습니다.
10대 중반부터 체험했던 이해할 수 없는 현상들은 내가 가진 정신적, 신체적 이상이라고만 여겼었죠.
소름끼칠 정도로 이상한 형체가 보이고, 귀에서는 낯선 사람들의 소리가 들리고, 때로는 나도 의식 못할 이상한 행동이나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당시에는 무섭고 두렵기만 했지 그것이 훗날 무속인으로서 살게 될 운명의 시초였다는 것을 상상도 못했습니다.
신내림
그런 이상 경험과 행동, 불쑥 불쑥 튀어나오는 말은 20대까지도 지속되었습니다.
신내림 받은 다른 무속인들처럼 몸이 참을 수 없이 아팠다면 그 수 년을 참지 못했겠지만 설명 못할 경험에도 몸은 크게 이상이 없어 버틸 수 있었습니다.
결혼해 두 아이의 엄마로 살던 30대 초, 몸이 심하게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병원은 꽤 많이 다녔지만 나아지는듯 싶다가 다시 병세는 악화되곤 했습니다.
어느 날 친정 어머니가 피를 토하는 모습을 보고 더 이상은 안되겠다며 무당을 만나보자고 했습니다. 조상 중 무속인이 있었음을 알았던 어머니였지만 그 때까지도 딸이 무속인이 되는 것을 절대 막고 싶어했습니다. 하지만 그대로는 생명이 위태로울 것 같아 결국 마음을 내려놓은 것이었죠.
10대부터 시작된 십수년의 믿지 못할 경험들이 결국 아픈 몸을 통해 무속의 세계로 인도한 것이었습니다.
20년이 지나며
오랜 기간 거부에도 결국 아픔에서 벗어나고자 선택했던 신내림, 그 후 많은 경험과 기도, 깨우침, 그리고 내게 도움을 받아 밝은 빛을 찾은 사람들.
어쩔 수 없었던 신내림의 선택은 나만을 위한 것이었지만 이후 삶은 타인도 살펴야 하는 내 업으로 발전했습니다.
인고의 세월을 참아서였는지 여기 저기서 영험하다는 이야기를 듣곤 해 보람도 있었지만 무속인의 삶이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눈에 보이는 인간사도 이해가 어려운데 영적세계까지 통해야 하다보니 끊임없는 기도와 성찰, 노력이 있어야 했습니다. 모두가 갖는 두려움에 또 다른 두려움까지 극복해야 했죠.
하지만 그 동안의 고통과 노력, 잠못 이룬 수 많은 밤들이 20여년간 많은 사람들을 돕는 무속인 김경희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앞으로 5년, 10년
일반인이 접하지 못하는 매체를 통해 정보를 얻지만 그렇다고 무속인이 세상 모든 흐름과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랬다면 세상에 큰 사건과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앞으로 5년, 10년 후,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모르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내 자신이 지금처럼 무속인으로 사람들을 돕고 있을 것이란 점입니다.
그것이 인간의 삶을 영위하며 영적 세계와의 메신저로써 제 업을 잘 수행하는 것이라 확신합니다.